프로필 & 인터뷰 : 수림건축사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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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필 & 인터뷰 : 수림건축사사무소
  • 염혜원 기자
  • 승인 2020.04.01 16: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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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 Interview: SULIM Architects
프로필 : 수림건축사사무소
인터뷰 : 수림건축사사무소
인터뷰 : 수림건축사사무소

수림건축이 추구하는 건축에 대해 소개해 주세요.

착한 건축입니다. 착한 건축이란 돈을 지불하지 않고도 시민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의 제공, 도시에서 자신의 건축물만 드러내려 하거나 건축가의 주장을 선명하게 보이게 하기보다 주변과 어울리는 건축 디자인, 누구에게나 쉘터(shelter)로서 쉼터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하는 공간으로 사용자에게 친숙하게 다가가는 건축을 말합니다. 건축의 공공성 강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수림건축만의 강점과 가장 자신 있는 분야는 무엇입니까?

많은 질문을 한다는 것입니다. 건축주와 같은 공간을 상상하려 노력하고 함께 꿈꾸려 합니다. 건축가는 강소천 작가의 동화‘ 꿈을 찍는 사진관’의 사진사 같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건축은 건축주의 뚜렷하지 못하고 어렴풋한 건축의 꿈을 선명한 한 장의 사진처럼 공간으로 드러내는 작업입니다. 건축은 정답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이라 이해합니다. 해답을 찾기 위해 건축주의 꿈을 받아들이고 건축이 놓일 대지 주변의 산과 강, 나무를 살펴보고 건축이 주변과 대화하고 이웃이 되게 하려고 노력합니다. 이는 곧 건축주와 같은 그림을 상상하는 공감능력입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는 무엇이며,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춘천 담작은 어린이도서관입니다. 춘천 효자동의 차가 드나들기 어려운 좁은 골목에 석축이 층층이 쌓여 있는 곳에 대지가 위치합니다. 부모님은 큰 도시로 일 나가시고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사는 아이들이 많은 동네였습니다. 이 아이들에게 놀이터처럼 언제나 찾을 수 있는 쉼터를 만들어 주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작은 골목길이 있는 이 동네가얼마나 예쁜지 보여주려 노력하였습니다.

10년이 지나 도서관을 다니던 아이들은 자라서 어른이 되고 도서관에서 자원 봉사를 하시는 동네 분들은 도서관 운영 전문가 수준에 이르신 것 같습니다. 그 분들이 초대를 해주셔서 도서관 설계 당시의 이야기를 할 기회가 있었는데 제가 꿈꿨던 공간을 사용하시는 분들이 저와 같이 느끼신다는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유년의 기억을 공유하는 오랜 친구를 만난 듯 했습니다. 건축은 어떤 이에게 시가 되고, 그림이 되고 음악이 될 수 있다고 느꼈습니다.

 

도전하고 싶은 건축 분야가 있다면 무엇이고, 향후 계획은 어떠합니까?

책 읽는 마을, 책 익는 마을입니다. 시인, 소설가, 곤충학자, 천문학자, 화가 등 도서관의 서가의 주제별로 집들이 모여 있는 마을입니다. 마을 입구 커다란 정자목 밑에는 커다란 평상이 놓여있고 평상에 앉거나 누워 책을 보는 것입니다. 시인이 사는 집 앞 마당에 시집이 있는 별관이 있고, 천문학자가 사는 집 앞 마당에는 우주와 관련된 책이 있는 별관이 있는 마을입니다. 마을을 찾는 이가 시를 좋아하면 시인의 집 앞마당의 별채에 있는 시집을 자유로이 읽다 집주인인 시인과 만나고 시를 이야기하는 마을, 시집, 소설만 있는 도서관이 아니라 시인과 소설가를 늘 만날 수 있고 작가가 창작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 마을입니다. 그래서 책을 읽고, 책이 익는 마을입니다.

제가 건축 시민운동으로 참여한 민건협에서 이 시대 마을 만들기라는 주제로 여름 건축학교를 시골 마을에서 10여 년간 진행했습니다. 제안한 마을은 마을과 도서관이 결합한 형태입니다. 수직으로 기능이 나누어진 도서관을 수평으로 펼쳐놓은 모습입니다. 책이 사람을 만나는 매개체가 되고 오가는 대화로 깊이 있는 정보가 공유되는 살아 있는 도서관입니다.

 

건축직을 희망하는 후학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건축은 사람에 대한 깊은 이해와 통찰이 필요한 인문학에 가깝습니다. 피난처와 쉼터가 되려면 힘든 이에 대한 공감 능력이 필요합니다. 장사가 잘 되는 카페를 설계하려면 카페를 찾는 이의 마음을 잘 헤아려야 합니다. 사람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간접 경험으로 문학 읽기, 영화 보기, 여행을 권합니다. 잘 말하기보다는 잘 들을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훈련을 하십시오.

늘 새로운 공간을 꿈꾸는 사람으로 인해 건축의 미래는 밝습니다. 공산품처럼 똑같은 공간에서의 삶이 지루하게 여겨질 때, 자기만의 공간을 원하는 이가 늘어날 때를 준비해서 다양한 경험이 필요합니다. 그러한 경험을 건축언어로 표현하는 노력을 하시기를 당부드립니다.

 

주요내용을 간략하게 정리한 자료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건축세계 AW299(2020년 4월호)를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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