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성ㆍ투명성 훼손 우려 커져
지난해 국토교통부가 공공건축 설계공모의 심사위원회 진행을 ‘실시간 공개’하는 방안을 권고한 가운데 최근 지자체와 공공기관이 발주하는 대형 설계공모의 심사과정을 비공개하는 사례가 늘면서 투명성 후퇴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심사를 진행한 ‘한국은행 강남본부 행사 신축공사 설계공모(251억원)’, ‘강원 하이원리조트 그랜드호텔 및 마운틴콘도 리모델링 설계공모(97억원)’ 등 대어급 공모들이 별도 심사과정 공개 없이 당선사 선정을 마친 것으로 파악됐다.
건축설계업계 관계자는 “국토부 지침 개정 이후 심사과정을 생중계하는 공공 발주처가 눈에 띄게 늘어난 건 사실이지만, 여전히 보안상의 이유 등을 들어 공개하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심사의 공정성ㆍ투명성 제고와 공공건축물의 조성 취지에 맞게 공개를 의무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국토부는 지난해 4월 ‘건축 설계공모 운영지침’을 개정해 ‘심사위원회의 진행은 정보통신 매체 등을 통해 실시간으로 공개해야 한다’는 내용을 신설했다.
이에 일부 지자체와 조달청,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기관들은 자체 유튜브 채널을 신설해 심사 과정을 일반에 공개하고 있다.
단순 중계를 넘어 심사위원회 진행과정을 포함한 영상 및 녹음물을 언제든 다시 볼 수 있도록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도 잇따른다.
한 중소 건축사사무소 임원은 “실황 중계를 놓칠 경우 심사위원회에서 논의한 사항들을 재확인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설계공모 심사 과정을 전부 녹화해 아카이빙하고, 유튜브를 통해 공개하는 서울시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연내 심사를 앞둔 대어급 설계공모에 이 같은 업계의 요구가 반영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올 하반기에는 ‘강원도 신청사 건립사업 설계공모(146억원)’, ‘강북구 신청사 건립사업 국제설계공모(144억원)’, ‘전주 전시컨벤션센터 건립사업 설계공모(137억원)’, ‘새만금국제공항 여객터미널 및 부대시설 설계공모(68억원)’ 등이 심사를 거쳐 주인을 찾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