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ECRET - K
물이 들어오던 곳이었다.
출렁이는 파도가 있었고, 끝없는 수평선이 내다보이는 곳이었다.
어느새 물은 사라지고, 희미하게 추억되는 바다내음을 떠올리며
외로운 배 한 척이 우두커니 서 있다.
시흥시 군자동. 조금은 시골스럽고 산만해 보이는 제조업소들이 시선을 어지럽게 하는 곳. 좁고 긴 길을 지나면 마치 어디선가 툭 던져놓은 듯, 이곳의 풍경과는 어울리지 않는 세련된 건물 하나가 놓여 있다. 뒤로 보이는 산의 싱그러움을 비웃기라도 하는 듯, 콘크리트 회벽의 차가운 느낌은 세련된 감각으로 자연과 어우러진다.
멋진 풍경으로 둘러싸인 이곳에, 콘크리트 매스를 던져 놓기 위해서는 자연의 패턴을 가져와 이질감을 없애야 했다. 자연에 가까운 질감을 위해 직접 제작한 거푸집은 송판을 한 켜씩 쌓아 올려 만들어졌고 콘크리트에 배어난 송판의 무늬는 그렇게 또 다른 자연이 되어주었다.
간사이 14m의 작은 기둥 세 개가 최장 5m의 캔틸레버를 사방으로 버티고 서있고 그 슬라브의 한가운데를 계단이 가로지르며 동선을 분리하고 또 연결한다. 계단을 따라 설치된 천창은 빛을 쏟아내며 공간을 더 풍성하게 연출하고 2층에서 내려다보이는 풍경은 바다가 지닌 수평선을 산등성이로 보여준다. 산책길에 접어들기 전 정원에 놓인 나무 한 그루는 회벽으로 둘러싸인 곳에 부여된 단 하나의 싱그러움으로, 이 건물 전체의 이미지를 역설적으로 표현하는 듯하다.
위치 경기도 시흥시 군자동 402-3
용도 근린생활시설
건축면적 210㎡
연면적 298㎡
규모 지상2층
구조 철근콘크리트
마감 노출콘크리트, 송판노출콘크리트, 목재루버
설계팀 김종구, 김진
사진 김진
주요내용을 간략하게 정리한 자료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건축세계 AW301(2020년 6월호)을 참고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