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소는 기억을 가진다. 동네는 삶의 기반이고, 집의 확장이다. 대지가 가지는 고유한 성격과 환경은 계획의 중요한 시작점이다. 새롭더라도 자연스럽게 동화되길 바랐다. 크지도 작지도 않은 대지의 계획에 주변 맥락이 중요한 가늠자가 되기도 한다. 작다기엔 크지만 맥락을 거스르지 않으려 한다. 크다기엔 작지만 주변이 가지고 있는 비움을 존중한다. 그것이 실질적으로는 2개 동으로 이루어졌지만 3개 매스의 이유이다. 건축면적을 채우는 대신 공간적 틈을 만들어 위로 높게 적층시키는 전략을 세우고 나뉘어진 매스 사이 묘한 긴장과 균형을 찾아냈다. 이 틈으로 빛과 바람을 들이고 시선을 확장한다. 틀어진 매스의 적층은 단위의 집합체임을 드러낸다. 다시 오랜 시간을 버티어 낼 단단한 담장 속에 지명 속 마을이라는 이름처럼 단정하고 해사한 얼굴의 마을을 담는다.

획일화된 평면적 동일함이 공평한 것은 아니라는 공유된 생각을 거쳐 환경에 따라 개성을 지닌 각각의 유닛이 탄생했다. 밀집된 측면과 대비되어 크게 비워진 서측면을 전면 삼아 주요실을 배치했다. 주요실이 명쾌하게 배치되자, 자연스럽게 나머지 실을 복도공간으로 엮어 작지만 강한 감흥의 방향성을 제시하였다. 공간이 내부에 국한되지 않도록 창을 통해 여러 방향으로 깊이 있게 확장되도록 세심하게 배려했다.

위치 서울시 서초구 반포4동 107-50
용도 단지형 다세대주택
대지면적 701㎡
건축면적 354㎡
연면적 1,549㎡
규모 지하1층, 지상5층
구조 철근콘크리트
마감 석재, 금속패널
시공 영조건설
사진 최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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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한 내용은 건축세계 AW333 (2023년 2월호)를 참고하세요.

이혜경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