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에 있어 삼거리와 세지붕은 가장 큰 두 개의 축으로써 건물이 구축되는 과정 전반에서 작용하고 있다. 설계의 시작은 마당의 형성에 있었다. 주택에서 마당은 여러 가지 기능들을 하게 되는데, 건축가가 생각하는 마당의 쓰임은 실내외공간이 서로 적극적인 개입이 이루어질 때 제 기능을 발휘한다 생각했고, 건축주가 요구했던 프라이빗한 주택의 공간을 마당과 함께 만들기 위해선 외부로 열려 있는 도로와 접한 두 면을 차단하는 것이 가장 적절한 해결 방법이었다.

그것이 1.2m의 투시형 담장으로는 불가한 일이었기에 프로그램의 일부를 떼어, 서재와 다실로 이루어진 부속동인 별채를 계획하여 도로와 주거사이에 하나의 켜로 삽입하였다. 별채의 공간은 불필요한 외부의 시선과 소음을 막아주며, 한옥의 사랑채와 같은 역할을 한다. 손님을 맞이하고, 사적인 공간으로 누군가가 침범하는 것을 1차적으로 걸러주며 마당과의 관계에 있어 훨씬 더 적극적으로 실내외공간을 이어주는 역할을 하게 된다.

그리고 세지붕이 필연적으로 계획될 수밖에 없었던 또 하나의 이유는 대지 레벨에 있다. 대지는 평지가 아니라 고저차를 가지고 있었기에 그 고저차를 이용하여 집의 공간이 형성될 수밖에 없었다. 지하공간은 약 2m 낮은 도로 쪽 주차장과 연결되어 또 하나의 출입구를 형성하고, 반 층 정도의 레벨을 올라와서 주방공간과 이어진다. 이러한 방식으로 반 층씩 계단을 오르내리며 집은 각각의 공간을 형성하고 있다. 마당과 출입구와 가까운 아래층 공간은 주로 퍼블릭한 영역을 이루고 위로 올라 갈수록 가족 구성원들의 프라이빗한 공간이 위치한다. 아파트의 같은 레벨에서 오는 열린공간의 특성과는 다르게 방문자들이 사적인 공간까지 침범하지 못하게 하려는 의도로 공적인 영역과 사적인 영역의 구분을 레벨을 이용하여 구획하였다.

위치 제주도 제주시 아라1동

용도 단독주택

대지면적 346㎡

건축면적 161㎡

연면적 243㎡

규모 지상2층

구조 철근콘크리트, 목구조

마감 큐블록, 적삼목, 투명로이삼중유리, 외단열시스템, 알루미늄징크

설계팀 조혜신

시공 대흥건설

사진 고영성

주요내용을 간략하게 정리한 자료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건축세계 AW319(2021년 12월호)를 참고하세요.

염혜원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