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보트
슬로보트는 개인의 강한 취향을 제주의 북쪽 바다라는 경관과 어울리도록 풀어낸 주택으로, 땅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완성한 작업이다.
“너무 도시적인 것 같아요. 조금 더 제주적일 수는 없을까요?” 첫 미팅 후 건축주가 조심스레 이야기를 꺼냈다. 제주에 내려와 몇 개의 작업을 하며 기존의 것들을 존중하는 자세, 제주스러움, 현대성, 보편성 등에 대해 고민을 하고 있던 중 시작한 프로젝트로 첫 계획안은 세련된 사진작가의 첫 인상을 떠올리며 바닷가 앞의 도시적이고, 세련된 3층 건물을 제안하였다. 그러나 건축주는 제주적인 느낌이 물씬 났으면 좋겠다 하였고 외지인이 바라보는 제주적인 것은 무엇일까에 대해 다시 새로운 고민이 시작되었다.
두 번째 미팅은 원점으로 돌아가 우리의 해석과 성향이 들어간 계획안으로 기존 구옥의 배치를 따르고 한계가 있는 땅 모양과 억센 북쪽 바닷바람을 피하는 아늑한 마당집, 건축주가 요구한 바다를 보는 대포같은 뷰와 높은 천장을 가진 감귤창고와 비슷한 형상을 제안하였다. 다행히도 건축주는 매우 만족하였고, 이 주제를 큰 흐름으로 그 후에도 오랜 시간 동안 다듬어 완성하였다.
완성된 슬로보트에서 만난 건축주는 마치 맞춤옷을 입은 느낌이라 하였다. 서울의 번잡함을 벗어내고 종종 오는 이곳에서 새롭게 자신의 작품 활동을 시작할 거라는 이야기도 해주었다. 그렇게 슬로보트는 천천히 항해 중이다.
위치 제주도 제주시 애월읍 하귀1리
용도 근린생활시설
대지면적 251㎡
건축면적 103㎡
연면적 143㎡
규모 지상3층
구조 철근콘크리트
마감 스터코, 제주자연석창고쌓기, 알루미늄징크
건축주 김한준
시공 코웰스 C&C / 류지홍
사진 김한준
주요내용을 간략하게 정리한 자료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건축세계 AW308(2021년 1월호)을 참고하세요.
